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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폐지 안 줍고도 생계 잇도록… 서울시, 폐지수집 어르신에 소득보장 일자리 지원

폐지수집 지속 원할 땐, ‘폐지수집 사업단’ 운영·평균수입 2배 급여방식으로 지급

JK 뉴스 | 기사입력 2024/06/25 [13:16]

더 이상 폐지 안 줍고도 생계 잇도록… 서울시, 폐지수집 어르신에 소득보장 일자리 지원

폐지수집 지속 원할 땐, ‘폐지수집 사업단’ 운영·평균수입 2배 급여방식으로 지급
JK 뉴스 | 입력 : 2024/06/25 [13:16]

▲ 폐지수집 어르신 교통안전교육


[JK뉴스=JK 뉴스] 손수레에 폐지를 가득 싣고 위험천만 도로 위를 아슬아슬하게 다니지만 손에 쥐는 돈은 정작 한달에 15만원 남짓인 폐지수집 어르신들의 안정적 생계와 안전한 노동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우선 어르신들에게 폐지수집이 아닌 좀 더 안전하고 장기적인 일을 연계해주는 일자리전담기관을 전 자치구에 지정‧운영한다. 폐지수집을 계속하길 원하는 어르신들에겐 공공 노인일자리사업과 연계해 급여방식으로 판매대금을 지급하고, 산재보험 가입도 지원해 사고시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폐지수집 어르신 발굴부터 심층상담, 맞춤형 지원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도 개발해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10명 중 9명이 70대 이상으로 노인 빈곤의 대명사가 된 ‘폐지수집 어르신에 대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관련 대책 발표 후 추가 전수조사 등을 실시해 사업 규모는 확대하고 세부 지원방안은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이번 지원의 가장 큰 축은 더 이상 폐지를 줍지 않아도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안정적 소득 활동이 가능한 저강도 노인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마땅한 일자리를 제공‧알선받지 못해 무작정 폐지수집에 뛰어들어 빈곤이 가속화‧장기화 되는 것을 막고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전 자치구에 ‘폐지수집 어르신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을 지정해 일자리 발굴부터 건강과 성향 등을 고려한 저강도 일자리 연계, 후속 조치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전담기관은 자치구 내 시니어클럽, 노인종합복지관 등을 활용한다. 특히 익숙한 일을 이어가려는 어르신들의 성향을 반영해 공공장소 플라스틱 및 담배꽁초 수거, 수변공원 환경미화원 등 일의 형태는 유사하나 노동의 강도가 약한 월 30시간 내외 일자리를 개발하여 연계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폐지수집 활동을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은 60대 어르신들에겐 경험과 체력 등을 고려한 복지시설도우미와 같은 공공일자리나 도보 배달원 등 민간일자리를 적극 연계해 적정 소득을 보장한다. 노년 초기부터 저소득 폐지수집을 시작해 장기적인 빈곤에 시달리는 것을 초기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많은 어르신들이 공동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서 할 수 있는 폐지수집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일자리 연계와 지원에도 불구하고 폐지수집 활동을 지속하고자 하는 어르신들에겐 공공일자리 사업 중 하나인 ‘폐지수집 일자리사업단’을 연계해 수입을 늘려주는 방식을 적용한다.

‘폐지수집 일자리사업단’은 수집한 폐지를 자치구가 지정한 공동판매처에 갖다주면 판매금액에 보조금을 더해 2배 수준(평균 30만원) 가량의 금액을 급여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13개구 1,253명이 일하는 중인데 전 자치구 1,800명으로 1.5배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폐지수집 어르신 433명 대상으로 조사(5.22.~23.)를 펼친 결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으며, 당일 현금으로 판매대금을 받을 수 있어 폐지수집을 계속하고 싶다는 응답이 60%에 달했다.

공공일자리에 참여하고 싶어도 다른 지원을 받고 있어 참여 자체가 제한되거나, 기초수급 탈락을 우려해 공공일자리 참여를 꺼리는 어르신을 위해선 폐지수집이 아닌 다른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관련 지침 개정 건의 등 제도개선도 적극 추진해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찾아낸다. 시는 참여가 원천적으로 배제된 생계수급 어르신이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인일자리 및 사회참여 지원사업 지침 개정과 65세 이상 기초수급 어르신이 수급탈락 없이 근로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근로소득 공제율 상향 조정을 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 사업안내 지침도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폐지수집 어르신 관리시스템’도 구축해 사각지대 어르신 발굴부터 심층 상담, 맞춤지원과 후속관리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한다. 사각지대는 최소화하고 지원은 두텁게하겠다는 의지다.

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어르신에 대해선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초기상담을 실시해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으로 1차 연계해 적합한 일자리를 알선하다. 이외에도 월 1회 이상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상태, 필요서비스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어르신의 위기상황 발생 시 복지플래너가 적극 개입해 긴급복지, 주거비 지원, 재가지원서비스, 방문 건강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보호장비도 없이 어두운 밤 위험천만 도로 위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안전과 건강도 챙긴다. 우선 ‘어르신 안전보험’ 가입을 지원해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안전 사고에 대비한다. 자치구와 협의해 고물상 주변 무단횡단이 잦은 지역에는 안전 시설물도 설치한다. 이와 함께 민간기업 후원 연계하여 경광등, 경음기 등이 부착된 경량 리어카와 이동이 용이한 안전손수레와 밤에도 식별하기 쉬운 야광조끼·밴드 등도 지원한다.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냉방‧방한 용품도 지급 계획이다. 관련해 SK텔레콤 ‘직원 끝전모으기’를 통한 후원액 3,300만원으로 경량리어카 42대, 쿨타월 및 쿨토시 등 온열질환 예방물품 2,040개를 지난주(6월21일) 폐지수집 어르신들에게 지원했다.

일하다 마땅히 숨돌릴 공간도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서울시 관내 고물상(362개)과 협의해 휴게공간도 조성한다. 고물상 내에 의자, 음수대 등을 갖춘 간이휴게소를 설치하고 각종 복지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서울에는 3천여 명의 폐지수집 어르신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여성이 61%로 과반을 넘었고, 80대 이상 47%, 70대 41%, 60대 12%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기초수급 및 차상위 30%에 달했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최근 경기 불황으로 폐지 배출량이 줄어듦은 물론 폐지단가도 떨어져 어르신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고령화시대 어르신들이 폐지수집 아닌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일을 통해 생활을 유지하도록 노인적합형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발굴‧공급하는 동시에 정부와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실질적으로 생계에 도움이 되는 지원을 두텁게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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