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뉴스=JK 뉴스] 거창구치소가 지난해 10월 18일 개청했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개청식에 참석하고 전국 단위 언론에도 반복 노출이 되면서 많은 화제도 남겼다. 자그마한 교정시설 하나가 이렇게 이슈가 된 적은 없었다. 6년간의 갈등 끝에 태어난 구치소이니만큼 언론 화제성도 높았다. 거창군은 지리적으로는 경남의 서북부 중심, 기능적으로는 행정과 교육의 중심도시임에는 이견을 달기 어렵다. 여기에 구치소가 들어섰고, 지원·지청과 보호관찰소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새로운 행정·주거 블록이 가지리 일대에 자리 잡고 상징적인 도시공간 요소들이 하나씩 재배치 되고 있다. 거창구치소는 개청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제 갓 터잡은 교정시설이 지역에 어떤 자리매김을 할 것인지 그 역할도 점검하고 돌아보아야 한다. 인구감소 시대의 도시경쟁력 유지에 대한 고민은 공간적 배치만으로 끝이 나서는 안된다. 구인모 군수는 취임 후 현재 장소 추진과 외곽 이전으로 양분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가장 민주적인 방식인 주민투표라는 결단을 내렸고, 투표 후 4년 만에 구치소는 개청했다. 주민투표 후 5년 가까이 지나는 지금, 당시 주민투표를 결행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거창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거창구치소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 보면서 지역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확인해 보자. 거창구치소는 8개월 동안 무엇을 했나? △ 교정직 공무원 한지(限地) 채용 먼저, 치유행정이었다. 갈등의 아픔을 겪은 지역주민을 위해 이례적으로 교정직 공무원 10명을 한지분야로 채용했다. 한지 채용은 거창군에 5년 이상 거주하거나 거주한자로 시험자격을 제한하는 특별전형으로 평균 경쟁률이 20:1로 군민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별도로 방호원, 시설관리 등 공무직 근로자 11명을 지역민으로 우선 채용하여 군민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 거창군민이 된 교정공무원 거창군은 거창구치소 최초 발령 직원들을 대상으로 군의 주요 명소인 거창사건추모공원, 창포원, 항노화힐링랜드 등 역사교육과 문화체험 투어를 지원했다. 지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고 직원 150여 명 중 가족을 포함한 131명이 전입을 완료하여 거창군민으로 신고를 마쳤다. 거창구치소는 군민에게 시설을 개방하여 참관행사를 진행했고, 유치원 교사를 포함한 1,000여 명의 지역민이 참여했다. 교정기관에 대한 오해와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직접 거창군민에게 다가갔고,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금하여 추석·설 명절 위문금을 전달하고 성산마을 주민에게는 어버이날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 지역경제 활성화에 동참 거창구치소는 생활용품, 사무가구, 시설관리 용품 등 10억 원 가량을 지역업체를 통해 구매를 진행했다. 월 평균 400여 명의 면회객이 방문하고 있어 생활인구 유입과 직·간접 지역 소비활동에도 참여한다. 매월 5,000kg의 지역 쌀을 구매해 지역민과 함께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구치소 신축과 지원·지청 및 보호관찰소 부지 조성을 위한 사업비 1,300억원은 지역 건설경기 부양에 투입된다. △ 구치소 유휴 부지 개방형 공간으로 조성 거창구치소 울타리 밖 3,000여평 정도의 유휴지는 풀이 무성한 채 여름철 벌레와 모기로 성산마을 주민들에게 몸살을 앓게 했다. 이에 군은 유휴지를 방치하지 말고 구치소 방문객과 인근 주민을 위한 공간활용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 5월 법무부를 방문하여 협의한 결과, 하반기 중에는 군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수용자 사회적응을 위한 공장건립, 야외운동기구 설치, 주차장 등 개방형 시설들을 순차적으로 조성해 지역민과 함께 한다는 뜻을 전했다. 구치소 개청 이후 과제는 무엇인가? △ 미리보는 2027년 지난해 10월 구치소 개청 후 법조타운 조성사업은 첫 발걸음을 내디딘 지 12년 만에 결실을 맺으면서 지원․지청 이전과 보호관찰소 건립 사업 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12월까지 지원·지청 이전부지 조성 후 현 지원·지청과 교환 후 27년까지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며, 거창보호관찰소는 25년 6월에 준공한다. 구치소 신축 인센티브사업으로는 인근지역 주차난 해소를 위한 공영주차장 190면을 조성해 주민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며, 국도 3호선과 거열산성 진입도로를 연결하여 수용자 호송 차량이 시가지를 우회하도록 도로망도 확충하고 있다. △ 법조타운의 마지막 퍼즐, 출입국사무소 거창출장소 유치 거창군은 지난해 한동훈 법무부장관 방문을 계기로 출입국·외국인 사무소 거창출장소 유치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경남도에 서북경남출장소 신설을 건의했고, 5월에는 법무부를 방문하여 거창출장소 신설을 요구했다. 출장소 신설의 기준은 대체로 등록외국인수로 판단한다. 제조업 강세 지역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데, 거창군은 외국인 채용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는 농업인을 위한 정책배려를 강조하면서 출장소 신설을 건의중이다. 이 분야에 거창군의회도 관심을 가지면서 출장소 신설을 위한 서면 건의문을 법무부 장관에게 제출했고, 신성범 국회의원이 공약사업으로 채택하는데 역할을 했다. 거창출장소가 신설된다면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유학생, 영주권자, 결혼이민자 등 많은 외국인들이 복잡한 행정절차를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고, 특히, 농업인들의 외국인 근로자 관리에 절대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법무행정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거창군 거창구치소는 거창군민에게 오랜 갈등의 아픔과 상처를 남겼지만, 절차적 민주주의와 결과를 존중하는 수준 높은 시민정신을 전 국민에게 보여준 역사적인 현장이다. 국내 두 번째로 자치처우 전담시설로 지정됐고, 모범수 중의 모범수로 채워져 가석방 출소자가 대부분이다. 처음에 걱정했던 우려는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걱정들이 생기기도 한다. 지금은 어느 지역이나 할 것 없이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놓여 있다. 거창구치소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역할을 고민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JK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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