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소망, ‘책 읽는 광주광역시 동구’ 사업 주목독서문화 확산…1만 4천여 명 주민에게 책으로 지혜 전해
[JK뉴스=김현정 기자] 광주 동구가 민선 7·8기 출범 이후 ‘인문도시’를 지향하며 추진 중인 ‘책 읽는 동구’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최근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으며 ‘K-문학의 저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 출신인 한강 작가가 “책을 많이 읽고, 책을 많이 사는 광주”를 소망하면서, 이미 광주 동구가 2018년 7월 인문도시정책과를 신설한 이후 지난 6년여간 일방적인 관(官) 주도 사업이 아닌 주민들이 참여, 책과 연관된 콘텐츠를 매개로 ‘생활 속 인문’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동구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 1만 4천여 명 주민에게 책 지원…독서문화 확산 올해로 5년째 접어든 ‘책 읽는 동구’ 사업은 다양한 독서공동체가 주체가 돼 함께 읽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범구민 독서 운동이다. 구는 2020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을 위해 인문도시 조성과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토대로 한 ‘책 읽는 동구’ 사업은 ▲올해의 책 및 구민권장도서 선정 ▲지역 책방 연계 동구민 권장도서 지원 및 구민 독서 운동 ▲찾아가는 독서교실 운영 및 독서활동가 양성 ▲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독서문화 행사 등이 대표적이다. 동구는 ‘올해의 책’과 ‘구민 권장 도서’ 선정을 위해 매년 초 교육청과 도서관 관계자 등 전문가로 도서 선정단을 꾸리고 주민들이 추천한 도서 중 후보 도서를 압축, 구민 온라인 투표와 최종 심의를 거쳐 ‘올해의 책’ 10권을 최종 선정하고 있다. 유아·어린이·청소년·성인 4개 부문별로 선정된 ‘올해의 책’과 구민 권장 도서 80권은 구와 협약을 맺은 광우서점 등 관내 10개 지역 책방(독립서점)에서 도서 신청 후 독서공모전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난 4년(2021~2024)간 매년 4천여 권씩 1만 4천여 명에게 도서를 지원, 책으로부터 개인과 공동체 위기의 해법과 지혜를 얻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0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책을 많이 읽고, 책을 많이 사는 광주”를 언급한 만큼, 그동안 꾸준히 ‘책 읽는 동구’ 조성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동구의 남다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찾아가는 독서교실·지역 책방 활성화 등 주목 동구는 단순한 도서 지원사업을 넘어 이를 독서공모전, 찾아가는 독서교실, 지역 책방 활성화 프로그램과 연계·운영한다는 점 또한 주목할만 하다. 주민들이 올해의 책과 구민 권장 도서를 신청, 읽고 나서 감상문을 제출하는 독서공모전의 경우 부문별(청소년·성인·가족·단체) 출품작과 동구민 참여도가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독서공모전 참여자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초기만 해도 280여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95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주민참여형 독서문화교육 일환으로 하는 ‘찾아가는 독서교실’은 유치원은 물론 초·중·고등학생으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4년(2021~2024)간 학교와 경로당, 작은도서관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동화구연·낭독·글쓰기 등)을 380회 진행해 6천여 명이 참여했다. 주민들의 인문 활동을 지원하는 40여 개의 인문(독서) 동아리 회원들은 1년간 매달 모임을 통해 책을 읽고, 독후감을 공유하는 인문 공동체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관내 운영 중인 10여 개소의 지역 책방 활성화를 위한 ‘책마을 인문산책’은 전국적으로 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독립서점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동명 책방, 이것은 서점이 아니다, 책과 생활, 기역 책방, 문학서점, 소년의 서 등에서 각 책방의 특색을 담은 북 토크와 낭독회, 인문 강연 등을 5년간 76회 진행했다. 대형서점이 아닌 지역 책방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소설가·시인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주민 참여율을 이끌어냈다. ● 지난 6년 성과 결실…도시브랜드 탄생 그동안 추진해 온 대표적인 인문사업 중 책 읽는 동구 이외에도 인문 자산 기억하고 기록하기, 미래 세대를 위한 ‘동구 인문대학’ 운영, ‘어르신 자서전 쓰기’, ‘인문 골든벨’, ‘인문 글로벌 지도자 양성’ 등이 있다. 이를 계기로 2022년 전국 규모의 순회 행사로 치러진 ‘한국지역도서전’ 6번째 개최 도시로 선정됐고, 주민들의 인문 배움터이자 문화 향유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동구 인문학당’이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는 쾌거를 거둔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6월 1~2일 무등산 증심사 지구 일원에서 ‘제2회 동구 무등산 인문 축제’에는 3만여 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이러한 지난 6년간의 괄목할 만한 인문사업 성과들이 켜켜이 쌓여 모든 전국의 타 자치구와 지방자치단체와 차별화된 행보로 광주 동구만의 도시브랜드인 ‘인문도시 광주 동구’가 탄생했다. ●책정원서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작품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여느 때보다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구 구립도서관 책정원에서 2000년 이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25명의 작품을 오는 28일부터 연말까지 전시한다. 1층 북 큐레이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가 모르고 있던 노벨문학상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깃거리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임택 동구청장은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10만 7천여 명의 동구민과 함께 축하드린다”면서 “지난 6년간 주민들과 함께 ‘인문도시 광주 동구’를 조성하기 위해 공들여 온 만큼, 작가님이 희망하는 ‘책을 많이 읽고, 책을 많이 사는 광주’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JK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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